민트는 한 포기만 들여도 베란다나 주방 창가를 금세 가득 채우는 왕성한 허브입니다. 향이 강하고 자라는 속도가 빨라서, 갓 딴 잎을 차나 요리에 바로 쓰는 재미가 큰 식물입니다. 손이 많이 가지 않으면서도 한국 아파트의 사계절을 비교적 무던하게 견디는 편이라, 첫 식용 식물로 들이기에 부담이 적습니다.
우리 집 어디에 둘까
민트는 빛을 제법 좋아하는 식물입니다. 하루 네 시간 이상 직사광이 드는 밝은 자리가 이상적이고, 빛이 다소 부족한 반음지에서도 그럭저럭 버팁니다. 다만 너무 어두운 주방 안쪽에 두면 줄기만 가늘고 길게 웃자라 향과 모양이 모두 흐트러지니, 가능한 한 볕이 드는 창가 쪽에 두는 것이 좋습니다.
공간은 거의 가리지 않습니다. 작은 화분 하나로도 충분히 풍성해지기 때문에 책상이나 주방 선반, 좁은 베란다 한켠 어디든 어울립니다. 오히려 옆으로 뿌리가 퍼지며 빠르게 번지는 성질이 강하니, 다른 화분과 흙을 공유하기보다 단독 화분에 심어 영역을 정리해 주는 편이 관리하기 편합니다.
물주기와 계절 관리
민트는 촉촉한 흙을 좋아합니다. 표토가 1cm가량 마르면 화분 밑으로 흘러나올 만큼 듬뿍 주고, 받침에 고인 물은 비워 밑동이 늘 젖어 있지 않게 합니다. 흙이 마르면 잎이 금세 축 처지는데, 이때 물을 주면 대개 다시 살아납니다. 보수력 좋은 일반 배합토면 충분합니다.
여름에는 지나친 직사광에 잎끝이 타기 쉬우니 한낮 볕이 센 자리라면 반음지로 옮겨 줍니다. 통풍이 무엇보다 중요해서, 잎이 빽빽하게 엉키지 않도록 자주 솎아 주면 무름과 곰팡이를 줄일 수 있습니다. 겨울에는 추위에 꽤 강해서 노지에서도 월동하고, 화분도 영하로 조금 내려가는 베란다 정도면 무난히 넘깁니다. 다만 한국 겨울 실내는 난방으로 습도가 20~30%까지 떨어져 민트가 좋아하는 범위보다 건조하므로, 흙이 너무 빨리 마르지 않는지 살피며 환기를 함께 챙겨 줍니다.
흔한 실패와 회복
가장 흔한 실패는 빛 부족과 과습이 겹쳐 일어납니다. 주방 안쪽처럼 어두운 곳에 두고 물을 자주 주면, 줄기는 빛을 찾아 가늘고 길게 웃자라는 동시에 흙은 늘 젖어 밑동이 약해지고, 결국 무게를 못 이겨 쓰러지듯 처집니다.
이럴 때는 먼저 길게 늘어진 줄기를 절반쯤 과감히 수확해 부담을 덜어 줍니다. 그다음 밝은 창가로 자리를 옮기고 받침에 고인 물을 비워 흙이 숨 쉴 틈을 만듭니다. 이후로는 표토가 마른 것을 확인하고 물을 주는 습관을 들이고, 새로 올라오는 윗순을 자주 따 주면 옆가지가 늘며 다시 단단하고 풍성하게 돌아옵니다.
분갈이·흙·번식
민트에게 가지치기는 곧 풍성한 생장입니다. 윗순을 자주 따서 사용할수록 옆으로 가지가 갈라지며 더 빽빽해지고, 꽃이 피기 전 잎의 향이 가장 진합니다. 그래서 수확과 손질을 같은 동작으로 생각하면 좋습니다.
번식은 매우 쉽습니다. 잘라 낸 줄기를 물에 꽂아 두면 며칠 안에 뿌리가 나오고, 그대로 흙에 옮겨 심으면 됩니다. 워낙 잘 퍼지는 식물이라 화분이 뿌리로 빠르게 가득 차므로, 흙이 금세 마르거나 자람이 둔해지면 한 단계 큰 화분으로 옮기거나 포기를 나눠 새 흙에 심어 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