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케베리아는 장미꽃을 닮은 로제트가 손바닥 위에 올라온 듯한 다육식물입니다. 한국 아파트에서는 책상이나 창가 한 켠을 차지하는 작은 식구로 사랑받습니다. 물을 거의 주지 않아도 잘 버티는 대신 빛에는 무척 예민하고, 겨울 추위에는 생각보다 약합니다.
우리 집 어디에 둘까
에케베리아는 직사광을 하루 4~6시간 받아야 단단하고 빽빽한 로제트를 유지합니다. 빛이 부족하면 줄기가 가늘게 위로만 솟고 잎 사이가 벌어지는 웃자람(에틸레이션)이 시작됩니다. 거실 안쪽이나 북향 창가는 장기 배치에 적합하지 않고, 남향 베란다나 햇빛이 직접 드는 창가가 가장 좋습니다.
크기가 작아 책상 위나 선반 한 칸이면 충분하고, 여러 품종을 모아 미니 정원처럼 꾸미기도 좋습니다. 다만 어느 자리든 빛이 충분한지 먼저 살피세요.
물주기와 계절 관리
물은 2~3주에 한 번, 흙이 완전히 마른 뒤 듬뿍 줍니다. 이때 잎에 닿지 않게 흙에만 부어야 합니다. 로제트 중심에 물이 고이면 잎이 무를 수 있습니다. 건조에 매우 강해 분무도 필요 없습니다.
겨울에는 생장이 멈추므로 물주기를 4주에 한 번 이상으로 줄입니다. 적정 온도는 15~25℃이며, 5℃ 아래로 내려가면 동해 위험이 큽니다. 비난방 베란다에 두면 영하 노출로 잎이 무를 수 있으니 추워지기 전 실내로 들이세요. 여름 장마철에는 자주 환기해 잎 표면을 건조하게 유지합니다.
흔한 실패와 회복
가장 흔한 실패는 빛 부족으로 인한 웃자람입니다. 거실 안쪽이나 북향 창가에 한 달쯤 두면 줄기만 길어지고 잎 간격이 벌어져 장미 모양이 무너집니다. 이때는 남향 베란다로 1~2주에 걸쳐 천천히 옮겨 적응시키고, 웃자란 줄기는 봄에 잘라 삽목하면 새 로제트로 이어집니다.
치명적인 실패는 겨울 동해입니다. 북향 비난방 베란다에서 영하에 하룻밤만 노출되어도 잎이 검게 흐물흐물해져 사실상 살리기 어렵습니다. 겨울에는 거실 안쪽으로 들이거나 식물등과 단열로 보호하세요. 장마철 밀폐 환경에서는 흰가루병이 올 수 있으니, 감염된 잎은 떼어 격리하고 환기로 말려줍니다.
분갈이·흙·번식
흙은 배수가 매우 잘 되는 다육 전용 토양에 마사토를 30% 이상 섞어 물 빠짐을 확보합니다. 뿌리가 늘 축축하면 물러질 수 있으니 빠르게 마르는 흙이 안전합니다. 번식은 봄에 웃자란 줄기나 건강한 잎을 떼어 삽목합니다. 자른 단면을 그늘에서 며칠 말린 뒤 마른 흙에 얹어두면 뿌리가 내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