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클라멘은 가을부터 겨울까지 거꾸로 매달린 듯한 흰색·분홍·빨강 꽃을 피우는 알뿌리 식물이다. 한국에서는 날이 쌀쌀해질 무렵 선물용 화분으로 자주 만나는데, 더위에 약하고 서늘한 계절을 좋아해 난방을 켜는 집에서는 의외로 다루기가 까다롭다. 두는 자리와 물 주는 방식만 잘 잡으면 한 계절 내내 꽃을 즐길 수 있다.
우리 집 어디에 둘까
시클라멘은 밝은 간접광을 좋아한다. 직사광은 잎과 꽃을 상하게 하니 피하고, 레이스 커튼 너머 동향이나 동남향 창가처럼 빛은 충분하되 햇살이 직접 닿지 않는 자리가 알맞다. 너무 어두우면 꽃대가 웃자라고 색이 옅어진다.
책상이나 창가 선반에 올리기 좋은 아담한 화분이다. 온도가 관건인데, 10~18℃에서 가장 오래 꽃이 피고 20℃를 넘으면 빠르게 시드니, 난방이 직접 닿는 거실 한복판보다 살짝 서늘한 창가가 더 편안하다.
물주기와 계절 관리
물은 표토가 1cm쯤 말랐을 때 듬뿍 준다. 꽃과 알뿌리 위로 물을 부으면 중심부가 무르기 쉬우니, 화분을 받침 물에 잠시 담가 아래에서 빨아올리는 저면관수를 권한다. 위에서 줄 때도 잎과 구근을 피해 가장자리로만 흘려준다.
습도는 50~60%면 충분하다. 겨울 난방으로 실내가 20~30%까지 건조해져도, 꽃이 물기에 약하니 분무는 하지 않는다. 대신 물 받은 자갈 쟁반을 곁에 두거나 가습기로 공간 습도를 올리는 편이 안전하다.
겨울이 꽃의 절정기다. 봄에 꽃이 끝나고 잎이 노랗게 마르면 물을 줄여 휴면에 들어가게 한다. 여름은 완전한 휴면기여서 알뿌리만 둔 채 그늘지고 통풍 좋은 곳에서 거의 단수로 쉬게 한다. 가을에 새잎이 돋으면 물 주기를 재개하고 묽은 액비를 한 번 준다.
흔한 실패와 회복
가장 흔한 실수는 여름을 잘못 보내는 것이다. 더운 베란다에서 휴면기에도 물을 계속 주면 리듬이 흐트러져, 가을 새잎이 약하고 겨울이 와도 꽃봉오리가 거의 생기지 않는다. 여름에는 서늘한 그늘에서 거의 건조하게 쉬게 두고, 가을 새잎이 보이면 밝고 서늘한 자리로 옮겨 가장자리부터 소량씩 물을 준다.
겨울 난방도 함정이다. 25℃ 이상 더운 거실에 두면 꽃이 시들고 잎이 노랗게 늘어지며 새 꽃봉오리가 마른다. 10~18℃의 밝은 창가로 옮기고, 시든 꽃대는 가위로 자르기보다 밑에서 비틀어 떼어낸다.
꽃 위로 물을 부어 중심부에 물이 고이면 며칠 뒤 꽃대 밑에 회색 곰팡이와 갈색 무름이 생기기도 한다. 무른 꽃대와 잎자루를 비틀어 제거하고 중심부를 말려 통풍을 확보한 뒤, 가장자리나 저면으로만 물을 준다.
분갈이·흙·번식
배수가 잘되는 흙을 좋아한다. 알뿌리가 흙에 완전히 파묻히면 무르기 쉬우니 윗부분이 흙 위로 살짝 드러나도록 얕게 심는 것이 안전하다. 비료는 꽃 피는 동안 묽은 액비를 2주에 한 번이면 충분하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은 독성이다. 알뿌리에 사포닌 성분이 있어 반려동물이 삼키면 구토를 일으킬 수 있으니, 강아지나 고양이가 건드리지 못하는 자리에 두는 것이 좋다.
